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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9.27 23:59

아무도 내게 아기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요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서 멍하니 있다가 밥솥에 쌀을 넣고 아이들이 하나 둘 깨면 한번 씩 안아주고 둘째 별이의 기저귀를 갈아준다. 아내가 일어나면 아내의 머리카락을 묶어준다. 빨래통에 있는 빨래를 세탁기에 넣고 아침밥을 준비한다. 아침식사는 간단하게 스크램블 에그나 식빵에 딸기쨈을 발라서 먹는다. 그리고 식탁을 닦고 설거지를 한다. 이불을 개고(그런데 요즘은 거의 못 개는 듯) 아이들 옷을 갈아입히고 나도 옷을 입고 "0초 만에 데리러 와주세요" 라고 말하는 큼이를 차에 태우고 어린이집에 내려준다. 원래는 아내를 병원에 데려다 주었는데 오늘부터 아내가 버스를 타고 다니기로 했다. 아내가 없는 동안 둘째 별이를 돌본다. 공놀이도 하고, 두유도 주고, 뽀로로를 보여주기도 한다. 그 사이에 빨래가 다 돌아가면 빨래통에서 빨래를 꺼내서 건조기에 넣고 건조를 돌린다. 그리고 빨래통에서 거름망을 빼서 거름망에 낀 먼지들을 빼고 물로 씻어준다. 이 모든 과정 속에 별이는 아빠를 졸래졸래 쫓아다닌다. 별이를 데리고 밖으로 산책을 나간다. 병원에서 돌아온 아내를 맞이하고 점심식사를 준비한다. 냉동실에 있는 음식을 데워서 먹는다. 그리고 설거지를 한다. 아내가 별이를 돌보는 동안 잠시 노트북을 켜서 일을 한다. 그런데 보통 점심을 먹고 나서는 별이가 잠들시간이라 별이를 유모차에 태워서 산책을 나간다. 잠든 별이와 카페에 가서 1시간 집중해서 일을 한다. 그리고 잠이 깬 별이를 데리고 집에 돌아온다. 그럼 큼이 어린이집 하원시간이 되어서 차를 타고 큼이를 데리러 간다. 집에 돌아오면 큼이 별이가 한데 어우러져서 논다. 싸운다. 말린다. 소리지른다. 별이가 큼이를 깨문다. 큼이가 운다. 간식으로 달랜다. 그러다보면 저녁식사 시간이 되어서 저녁 준비를 한다. 설거지를 한다. 아차. 낮에 건조기에 넣은 빨래. 잘마른 빨래를 꺼낸다. 건조기 통에 거름망을 꺼내서 먼지를 털어낸다. 아내가 빨래를 정리해주는 동안 나는 설거지를 다시 한다. 그런데 큼이와 별이가 다시 소란스럽다. 설거지를 끝내고 큼이와 별이를 씻긴다. 큼이는 씻기 싫다고 한다. 씻지 말라고 한다. 큼이가 운다. 달래고 안아서 씻긴다. 별이를 씻긴다. 나도 씻는다. 그 사이 아내는 거실의 장난감을 정리한다. (아마 하루동안 5번은 정리를 한다) 씻고 나와서 아이들과 놀다가 책을 읽다가 침대에 눕는다. 큼이와 별이는 요즘 쉽사리 잠이 들지 않는다. 큼이가 이야기를 해달라고 한다. 별이는 계속 일어나서 침대에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다가 떨어진다. 아내가 깜짝 놀라 소리를 지른다. 아파한다. 별이는 운다. 큼이는 아빠에게 업힌다. 별이는 운다. 운다. 운다. 내가 화를 내려고 하는데, 아내가 나를 멈추고 별이를 재운다. 큼이와 별이가 잠들면 나는 다시 일어나서 일을 한다. 


아무도 내게 아기를 키우는게 얼마나 힘든지 가르쳐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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