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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11.16 카라멜 마끼야토
2017.11.16 07:25

카라멜 마끼야토

카라멜 마끼야토

 

커피에 커피도 모르던 나, 카페에 가서 다양한 커피 종류에 무엇을 골라야 할지 항상 고민을 했었다. 단거를 좋아하던 나는 커피를 주문하기 전에 가장 단 커피가 어떤거에요? 라고 물어보곤 한다. 그럼 항상 카라멜 마끼야토가 가장 달아요 라는 답을 들었다.

 

연구소에서 같이 일하던 형은 나와는 다르게 바리스타 못지 않은 내공을 가진 형이었다. 매일 아침이면 국가별로 다양한 원두를 로스팅해서 그 자리에서 드립을 해 맛보게 해주었다. 하지만 어떤 커피를 주던 시럽을 펌프질해서 단 맛에 커피를 마셨다. 그저 커피를 단 맛이라고 생각했던 나였다.

 

하루는 형이 귀한 것을 구했다며 자랑을 했다. 단풍나무에서 추출하는 메이플 시럽이라는 것이었는데, 나에게는 그저 커피를 달게 하는 시럽일 뿐이었다. 형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메이플 시럽을 들고 커피에 듬뿍 넣었다.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이 감질 나 뚜겅을 열어 절반을 쏟아 부었다. 그렇게 넣어도 이전에 넣었던 시럽에 비해 단 맛이 부족했다.

볼일을 마치고 들어온 형은 반 밖에 남지 않은 시럽을 보고 도끼 눈으로 나를 쳐다보았다. 난 아무렇지 않게 , 메이플 시럽은 별로 안 다네.” 라고 했다.

형은 한 숨을 쉬며 더 이상 나에게 커피를 타주지 않았다.

그정도로 난 달달한 커피가 좋다.

 

교회에서 월요일이면 국장 목사가 축구를 하자며 부교역자들을 부르곤 한다. 그럼 교회 8층에 있는 체육관에서 풋살을 했다. 종종 내기를 했는데, 그 날은 날이 더워 시원한 커피 내기를 했다. 다행히 우리팀이 이겼고, 소악마 국장이 커피를 쏜다면 교회 1층에 있는 카페로 교역자들을 데리고 갔다. 막내인 1년차 전도사들이 주문을 받아 카운터에 갔다.

 

권사님, 아메리카노 4, 라떼 5, 그리고 카라멜 마끼야토 하나 주세요. 다 시원한 걸로요.”

국장님은 카라멜 마끼야토 안드시는데?”

그건 제가 마실거예요.”

전도사가 들어온지 얼마 안되서 모르시는 거 같은데, 목사는 라떼, 전도사는 아메리카노 마셔야 돼.”

 

순간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난 내가 마시고 싶은걸 고집했다.

그냥 주세요.”

하지만 카라멜 마끼야토는 나오지 않았다. 아메리카노 5, 그리고 라떼 5잔이 나왔을 뿐...

 

오호통재라..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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