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9.03 22:26

제주살이의 환상과 현실.


지난 번 글 (제주도 이주는 계속 될까? 링크) 에서 제주도의 집값이 상승하고, 제주도 이주도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한번 궁금해서 네이버 트렌드에서 "제주 이주", "제주 이사", "제주살이"  이 세 가지 단어로 검색을 해보았다. 


그리고 나온 결과가 바로 위의 그래프이다. 3가지 모두 꾸준히 상승하다가 제주 이주와 제주 이사가 2015년 12월 정점을 찍고 하향세로 접어든다. 반면에 제주살이는 계속 올라가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이 그래프를 토대로 유추해보자면 제주도에서 살고 싶은 사람들의 환상은 점점 커져가고 관심도 많아지고 있지만 실제로 제주로 이사오는 사람들은 2015년 말을 기점으로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다. "제주살이"는 제주도에 대한 환상을 검색해보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제주 이사"와 "제주 이주"는 제주도로 이사오기 전에 현실적인 검색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내가 제주로 이사오기 전, 제주에서 D모사에 다니는 분에게 "제주의 삶은 어떤가요?" 라고 물어봤을 때, 그 분은 "돈 많으면 살기 좋죠" 라고 대답해주셨다. 그게  2014년도 초쯤이었다. 그리고 제주도는 그때보다 더 돈 많으면 살기 좋은 곳이 되가고 있다. 말인즉슨 부동산 가격은 올라가고, 다양한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소비할 곳은 많아졌다. 즐길거리가 더 많아졌다. 


그런데 제주도의 일자리는 여전히 불안정하고, 연봉이 낮다. 그래서 많은 제주 이주민들이 카페 혹은 식당 등 자영업을 창업하는데... 문제는 모두가 똑같이 생각하고, 똑같이 행동한다는 점이다. 


처음 이사왔을 당시 우리동네에는 피자가게가 1개밖에 없었다. 유명한 프랜차이즈 피자도 아니고, 비오면 배달안하고, 툭하면 휴가고... 그래도 피자 주문은 그곳에 할 수 밖에 없었다. 배달이 가능한 유일한 가게였으니까. 그런데 1년 사이 우리동네에만 피자가게가 3곳이 더 생겼다. 이제 피자가게는 4 곳이 되었다. 물론 그 사이 인구도 많이 늘었다. 아파트 단지도 대규모로 들어섰고... 하지만 1곳일 때는 독점이니 100% 시장을 점유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4곳이니 25%씩 나눠가져야 한다. 그렇다고 인구가 4배로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도 아니다. 관광객들이 제주에 여행을 와서 동네 피자가게에 배달을 시켜먹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니...


예전에는 실력이 뛰어나지 않고, 자본이 많지 않아도 제주도에 와서 카페를 창업해서 먹고사는게 가능했다. 하지만 이제는 어렵다. 불가능하진 않겠지만 이제 제주도는 아마추어들이 살아남기에는 너무 어려운 프로들의 격전지가 되었다. 엄청나게 큰 테라로사가 생기고, 곳곳에 스타벅스가 빈틈없이 생겼다. 


제주살이의 환상은 도시 직장생활의 팍팍함을 벗어나서 여유롭게 사는 것 일텐데. 또 그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제주의 땅값이 싸서, 도시에서의 수입으로 모은 돈과 도시의 집을 팔고... 그 금액을 제주로 가지고 오면 여유가 생겼던 것이다. 라이프해킹이 가능했다. 도시의 수입&부동산 > 제주의 수입&부동산 였기에...

그리고 제주도의 가게들의 밀집도가 낮아서 경쟁이 심하지 않았던 것도 제주 이주를 하면 여유를 부릴 수있는 한가지 이유였지만... 이제 그런 곳을 찾기가 어렵다.


여유로운 삶이 제주의 환상이라면,

제주의 현실은 먹고살기 막막함 이다.



제주살이를 시작하고 싶다면 프리랜서로 생활비를 충분히 벌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능하다. 제주에는 이미 많은 수의 IT 프리랜서들이 살고 있고, 페이스북 그룹도 있다. (제주 IT 프리랜서 커뮤니티 링크)  앞으로 제주는 IT 프리랜서들이 더 많이 모이는 곳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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