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4. 09:32

내가 책을 읽는 이유...




 





사람들이 보통 책을 읽는 이유는 지식과 즐거움을 위해서이다. 지식을 쌓기 위해서 인문서적을 읽고, 재미를 위해서 칙릿소설을 읽는다. 아니 사실 소설을 읽을 때도 지식을 얻을 수 있다. 일제시대에 관한 소설을 많이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시대상에 관한 지식이 쌓이게 된다. 독일문학을 즐겨 읽다 보면 간접적으로 독일에 관한 많은 것들을 배울 수 있다. 그 나라의 역사에서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소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굳이 구분하자면 정보와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라고 말해야겠다. 지식은 좀 더 포괄적이고, 정보는 지식에 포함되어 있으니 지식을 좁게 보면 정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정보를 얻기 위한 책들에는 여행서적, 잡지, 자기계발서, 인문서적, 사회과학서적, 학습지, 전공서적 등등 무수히 많다. 그 분류에서만 보자면 즐거움을 위한 책보다 정보를 위한 책의 분류가 더욱 세분화 되어있다.

대학생 친구에게 책을 왜 읽는지 물어보니 대답이 공부를 위해서 읽는다고 한다. 공부를 위해서 책을 읽는 다는 말인즉슨, 책을 통해서 정보를 얻기 원한다는 것이다. 이 친구와 같이 많은 대학생들은 레포트를 쓰거나 논문을 쓰기 위해서 관련된 책을 읽는다. 논문 뒤 편에 적어놓을 수 많은 책들을 읽는다. 이 친구는 내게 소설 같은 책은 시간낭비라고 말했다.

주부들은 생활정보를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아기를 처음 가진 임신부는 태교에 관한 책을 읽고, 요리를 잘 못하는 새댁은 저녁반찬을 하려고 요리책을 읽는다. 여행을 앞 둔 사람은 여행가이드에서부터 그 나라를 소개한 책을 읽는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이 정보를 위한 책의 많은 부분을 대신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책을 읽기보다는 인터넷을 검색한다.

 

 

 

즐거움을 주는 책에는 대표적으로 소설과 시집이 있다. 사람들은 즐겁게 웃기 위해서 공중그네를 읽고, 마음에 즐거움을 위해 윤동주의 시집을 읽는다. 지금 내가 말하는 즐거움은 단순히 재미만을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낄 수 있는 풍부한 감정의 즐거움을 말하는 것이다. 마치 음식을 먹고 맛있다고 할 때 그 음식이 달기 때문에 맛있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다. 맛있다는 말에는 달고, 짜고, 맵고, 시큼한 모든 맛들을 담아내고 있는 것과 같다. 즐거움을 위한 독서는 다양한 사람들의 입맛에 맞다. 그래서 베스트셀러에는 소설이 많다.

어린 중학생들은 팬픽을 읽으면서 즐거워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들을 주인공으로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감수성 풍부한 여성들은 ... 를 읽고 눈물을 펑펑 흘리면서도 즐거워한다. 남자들은 촐라체를 읽으면서 마치 자신이 히말라야 한 가운데 있는 듯이 느끼며 몰입의 즐거움을 느낀다. 청소년들은 완득이를 읽으면서 소소한 재미들과 소박한 감동에 즐거워한다. 그리고 많은 남학생들이 판타지 소설을 읽으면서 환상의 세계 속으로 빠져들면서 즐거워한다. 하지만 현대에는 즐거움을 찾기 위해서 여학생들은 연예인의 콘서트와 동영상에 더욱 열광하며, 남학생들은 판타지 게임에 열중한다. 어떤 콘텐츠를 책으로 읽기보다는 영화로 보는 것을 더 좋아한다.  

 

 

 

 사실 현대에는 정보를 제공하는 책에도 재미를 곁들이기 위한 노력을 많이 하고, 재미를 위한 소설에도 정보를 제공하려고 노력한다. 이원복교수의 만화로 만든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가 대표적인 정보를 제공하면서 재미를 추가한 책이다. 사람들은 이 책을 그 나라에 대해 알기 위해서 읽는다. 그냥 그 나라의 정보를 쭉 나열한 책보다 더 즐거움을 줄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점점 정보와 즐거움 중 하나를 선택하기 보다 두 가지가 적절히 조화된 책을 읽기 시작한다. 크로스오버의 시대가 되었다. 아마 경제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수요보다 공급이 늘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공급이 부족했던 시대에는 선택권이 없었기 때문에 책에 재미가 없다고 안 읽을 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하루에도 몇 백 권의 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재미가 없고, 유익하지 않은 책을 굳이 사지 않는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를 얻는 것과 즐거움을 동시에 누리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다양한 요구에 따른 수용이 허용되기 때문에 ex)어린이를 위한 고전들)

 

 

 

나 또한 지식과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 아니, 그래서 책을 읽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순간 곰곰이 왜 나는 책을 읽는가?에 대한 생각을 해보았다.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외로워서였다. 나는 외로워서 책을 읽는다.

그렇다, 나 홀로 있는 시간 속에서, 공간 속에서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서 책을 읽고 있었다. 내가 책을 펼쳐 든 것이 아니라, 책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책과 대화를 하게 되었다. 책은 내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세상과 사람들을 내게 알려주었고, 한편으로는 이세상에서 오직 나만 경험했으리라 생각했던 아픔을 책 속에서 보고 공감하고 위로를 받게 되었다. 책은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책을 친구라고 표현하는가 보다.

실제 친구도 책과 마찬가지로 내게 정보와 즐거움을 준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친구는 그 나라의 정보를 내게 알려주고, 여행 중에 겪었던 재미있었던 경험을 들려주면서 내게 즐거움을 준다. 실제 친구와 책이 다른 점은 친구와의 만남은 나와 너 라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의 만남이고, 책과의 만남은 책과 나 라는 나 한 사람의 만남이라는 것이다.

 

 

 

처음에는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이런 감정들이 저자와의 교감내지는 대화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계속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책은 저자가 아닌 책 그 자체로 살아있었다. 나는 몇 번 책을 쓴 저자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내가 만나본 책의 저자들은 자신이 쓴 책과 많이 닮아있었지만 또한 많이 달랐다. 한마디로 책과 저자는 똑같지 않았다. 산고의 고통을 겪은 후에 엄마와 한 몸이었던 아기가 엄마의 몸 속에서 나와 탯줄이 잘리는 것처럼 책은 출간된 순간 작가의 손에서 떠나고 더 이상 책은 작가가 아니게 된다. 책을 쓰면서 작가가 했던 생각과 의도들은 책이 독자에 손에 오는 순간 아무런 힘도 발휘하지 못하게 된다. 독자는 자신이 받아들이고 싶은 대로 책을 받아들인다.

책은 마치 살아 있는 것처럼 꼭 내가 혼자 있을 때면 내게 말을 걸었다. 책을 읽는 순간에는 그 장소가 지하철이든, 도서관이든, 깊은 밤 침대 속이든지 상관없이 오로지 나 홀로가 된다. 책을 읽는 순간은 바로 나 자신과 온전히 만나는 시간이 된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지식을 얻는다거나 즐겁다는 것이 아닌 바로 내가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인터넷과 게임, TV, 스포츠, 친구 그 외에 다양한 것들로 책이 주는 정보와 즐거움을 대신 얻을 수 있는대도 불구하고 현대인들이 책을 읽는 이유는 무엇인가?

 

 

 

 

사람들이 책을 읽은 표면적인 이유는 정보와 즐거움을 얻기 위해서였지만, 사실 사람들은 오래 전부터 외로워서 책을 읽었던 것이다.




Trackback 1 Comment 2
  1. Favicon of https://careernote.co.kr 따뜻한카리스마 2008.12.11 12:23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최근에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라는 글로 포스팅했습니다. 그런데 솔이님은 책을 읽는 이유를 적으셨네요. 트랙백으로 관련글 남깁니다.

    사람들이 책을 읽어야 될 이유에 대해서는 향후에 포스팅 할 생각입니다.

    항상 책과 함께하는 삶 이어가시길 빕니다^^*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08.12.11 12:46 신고 address edit & del

      아! 바로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이유라.. 바빠서?
      라는 변명이 가장 많을 듯 싶은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