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9 02:03

[서평] 침이 고인다 - 김애란







침이 고인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김애란 (문학과지성사,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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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이려니 하고 책을 집어든 나에게 "침이 고인다"가 단편소설인걸 깨달았을 때, 흠칫 놀랐다. 왠지 다른 이야기들 이지만 하나로 이어질 것 같다는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계급을 나누는 건 피부와 치아                                                                          도도한 생활 26p


자유민주주의 평등한 사회라고 말하는 현대에도 확실히 분명히 계급은 존재한다. 단지 그것이 예전의 계급제도처럼 이름만 안붙였을 뿐, 지금은 피부와 치아가 계급차이를 나타낸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피부마사지가 인기가 많은가 부다. 치과선생님이 돈 많이벌고






'영어 하나만 돼도 주어지는 기회가 많다'는 걸, 어째서 20대 초반이 다 지나서야 깨달은 것일까 의아했다.
                                                                                                    
                                                                                                                     도도한 생활 31p



아!@ 어쩌면 이렇게도, 공감이 되는지. 세대가 같아서 그런지 몰라도 김영하의 퀴즈쇼에서 30대가 쓴 26살 주인공보다 26살의 김애란 작가가 쓴 20대의 주인공이 당연히 더 많이 공감될 것이다. 어릴때부터 영어가 중요하다고 그렇게 들었것만 나 또한 이제서야 영어하나만 돼도 좋을텐데 하고 있으니, 20대 초반이 다 지나서야...






문득,
스무해를 넘긴 언니와 나의 육체는 엄마가 팔아온 수천 개의 만두로 빚어진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도한 생활 25p


우리 어머니는 미용사이시다. 언젠가 나도 '나는 어머니가 피땀흘려 깎으신 머리카락들로 자랐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딱 한번 어머니가 아닌 다른 미용실에서 이발을 했을 때 어머니께 너무나도 죄송스러웠다. 





몇시지? 늦은 건 아니지만 늦을지도 모르는,
세계 도처에 깔린 우리들의 난처한 시간 - 그 어디 즈음의 몇시 몇분이다.
                                                                                                             침이 고인다 47p

어쩌면 이렇게도 우리가 느끼는 느낌을 글로 잘 표현하는지. 머릿속 사유속에서 흘러가는 단어들을 콕콕, 쏙쏙 뽑아내는 기분이다.






어쩌면 유통기한이 정해진 안전한 우정이 그녀를 여유롭게 만들어 주었는지도 몰랐다. 하루란 누구라도 누구를 좋아할 수 있는,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대로 근사해질 수도 친절해 질 수도 있는 시간이었다.     57p


적당한 거리가 있을 때, 유통기한이 있을때 우리는 쉽게 친구가 된다. 캠프에서 만난 친구들과, 엠티에서 만난 과 친구들과, 술자리에서 만난 친구의 친구들과, 쉽게 친해진다. 하루만 함께면 된다는 이유로 상대방의 심한 실수도 쉽게 눈감아주고 참아주게 된다. 오래간 나를 알던 사람이 아니어서 이전의 내가 아닌 새롭게 이미지 변신도 하고, 내가 아닌 가식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녀는 누군가와 함께 살아 좋은 순간은 뭔가 같이 '먹을때' 라는 걸 깨달았다. 밥상앞에 한사람이 더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스스로 보통 사람이 되는 것 같았고, 그 상이 그냥 상이 아니라 아주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유구한 밥상처럼 느껴졌다.                                                                                     66p


사랑에는 돈이 든다. 지금 바로 절실히 느끼고 있다. 옷이 없어 도망친 여자와 돈이 없어 도망친 남자.
사랑에는 돈이 필요하다.                                                                                  93p



소설보다 드라마가 인기있는 이유는 소설은 내가 처한 처절한 현실의 공감을 느끼게 하고, 드라마는 내 현실과는 너무도 다른 환상을(꿈을) 보여주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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