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 13. 22:50

어린이집 적응기 8

2016. 1. 13(수)
9:40-12:00 / 점심

오늘도 역시나 후덜덜한 아침을 맞이한 큼이네.

늘 집에서 프리하게 지내던 아이라
여러겹 옷을 입는게
여간 불편한 게 아닌가 봅니다.

옷을 입을 때마다 전쟁을 방불케하네요.
"옷 입자~" 하면
왜 빙빙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버는걸까요?
돌고 돌아 옷을 입게 될텐데 말입니다.

알 수 없는 네 살 마음.

역시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끝에
어린이집에 가지 않겠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그래! 그럼 가지 말자! 고 선언하고는
저는 제 할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창문을 활짝 열고 거실 카펫을 털고
청소기를 돌리며 큼이에게
단 한 번의 눈길도 주지 않았죠.

욘석, 처음엔 장난이라 생각했는지
곁을 맴돌며 제 눈치를 보더니
"어린이집 안가고 떼 부려야지~"
라고 말하는 겁니다.
완전 리얼입니다. ㅠㅠ
기가막히죠잉-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하고
(근데 이렇게 해도 되는건지,
언젠간 이 방법도 통하지 않을것같은데...)
계속 청소만 했더니

엉엉 울면서
"엄마, 말 해야지!"
"엄마 어린이집 갈게요." 라더군요.

하-참-내!


그제서야 순순히 옷을 입고
눈보라를 헤치며
(오늘 오전 서귀포엔 눈이 왔어요!)
어린이집에 갔어요.

오늘은 신발장 앞에서
안녕~ 인사 하기로 했는데
역시나 몸을 베베 꼬면서
애교섞인 표정으로
"엄마가 가면 슬퍼."

하지만 오늘은 담임선생님도, 엄마도
합심하여 안녕 인사한 후에 헤어졌습니다.

울고 불고 난리가 난 큼이를
선생님이 안고 들어가셨더랬죠.
교실에 가면 잘 노니까
문 앞에서 헤어지는게 좋을 것 같다셨어요.

다 겪는 과정이니까,
미안하고 슬픔 마음보다는
큼이가 울고 난 후에
마음이 더 단단해졌길 바라는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어린이집에 간지 40분이 지나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어요.

조금 울었지만, 진정이 되었고
놀이도 시작했다고.

실은 그 문자를 받고서야
제대로된 안도감이 들었던 것 같아요.​​​


그렇게 친구들과도 잘 놀다가
점심밥도 말끔히 다 먹고
엄마랑 같이 하원한 큼이.

(언제 또 바뀔지모르는 큼이의 마음이지만,)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큼이에게
고맙고, 기특하다고 얘기해주고 싶네요.

고맙고, 사랑해
큼아!
엄마도 큼이 마음을 좀 더 이해하도록
노력할게!

'큼이네 집 > 큼이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린이집 적응기 12(결석)  (0) 2016.01.20
어린이집 적응기 10  (0) 2016.01.16
어린이집 적응기 8  (0) 2016.01.13
어린이집 적응기 7  (0) 2016.01.12
어린이집 적응기 3  (0) 2016.01.07
어린이집 적응기 2  (0) 2016.01.05
Trackback 0 Comment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