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5 18:04

제주도 폭설...큼이네 집 생존일지!

제주도에 난데없이 폭설이 내리고, 급기야 어제 아침부터 수도관이 얼었는지 물이 안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리고, 집이 언덕에 있는지라 차로 이동이 어려워졌습니다. 다행히 그 전날 이마트에서 생수를 많이 사다두어서 마실 물은 충분했지만 다른 용도를 쓸 물이 없었습니다. 

빨래는 쌓여가고, 아이가 있어서 매일매일 세탁물이 많은데... 설거지도 못하고, 샤워도 못하고, 가장 큰 문제는 화장실 변기에 내릴 물도 안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가 하루에 사용하는 물이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설거지할 물이 없으니 일회용 용기에 담긴 인스턴트 식품을 먹게되었습니다. 근처 편의점은 아직 사먹을 수 있는 제품이 남아있었지만(삼각김밥은 이미 다 완판!) 시내 홈플러스에는 물품이 다 동이났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재난을 대비해서 라면을 한박스 사놔야 하는 건지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눈을 녹여서 화장실 변기물통에 물을 붓는데... 눈을 녹여서 물을 만드는 것은 생각보다 양이 적고, 변기물통은 생각보다 물이 많이 들어갔습니다. 헉!


다행히 옆집은 물이 나와서... 어제는 옆집에 물을 빌려와서 해결을 했습니다. 하지만 씻을 물은 부족해서 씻지 못하고 잠이 들었지요. 오늘 아침에도 물이 안나와서 좌절하고 있다가... 눈도 많이 왔는데... 나가서 놀자! 해서 큼이와 엄마 아빠는 눈밭을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눈 밭에 파묻혀서 아무 걱정이 없고 싶다... 큼이처럼... 아이처럼... 



수도계량기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옆집물도 잘나오는데! 어찌하여 우리집은 물이 안나오는가!?





이렇게 눈사람도 만들고요. 신나게 놀다보니까 세차할때 사용하는 수도가 떠올랐습니다!!! 혹시나 하고 물을 틀어보니 물소리를 들리는데... 호스가 얼어서 물이 안나왔습니다. 



꽁꽁 언 호스를 어떻게 녹일까???? 한참 아내와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습니다. 드라이기를 가지고 와서 녹일까? 아니면 뜨거운 물을 대야에 넣고 호스를 담가서 녹일까? 그러다가 아내가 말했습니다.


호스를 잘라버리면 되잖아요?


아! 그러면 간단하네!


그래서 호스를 잘라버렸습니다! 그리고 감격스럽게 물이 콸콸 나와서... 



빈 생수통과 아이스박스 할 것 없이 물을 담을 수 있는 곳에는 물을 다담았습니다.



여러번 오르내리며 물을 옮겨서 담을 수 있는 곳에는 다 물을 담아서 만반의 대비를 했습니다. 자, 이제 마음껏 변기 물을 내려도 되는 겁니다!!! 밀린 설거지도 하고요 :)




그렇게 물의 기쁨을 마구마구 만끽하고 있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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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다시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ㅠㅠ


너무 감격스러워요.


물이 나와요. 이제.


여러분 물이 흐르는 건 정말 기적같은 일이예요. 흑흑


이제 물 한방울도 감사하며 살겠어요.


아직 밖에는 함박눈이 내리지만... 물이 다시 나와서 일단 한숨돌렸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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