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14. 22:32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기]재택근무 이론과 실제.


 (회사에 출근하던 때 내 책상위 모습)

 육아를 하기 위해 재택근무를 시작한 이야기를 쓰면서 주변 사람들이 "와, 멋지다", "가정적이다" 등등 좋게 봐주시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사실 육아와 재택근무를 함께 한다는 것은 전혀 멋지지 않다. 우선 육아와 재택근무를 병행하게 된 것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 최선의 선택은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육아도 업무도 엉망이 돼버린다. 사실 아직 둘 다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있다. 


  재택근무를 시작하기 전에 내 계획은 매일 저녁 7시에 아내가 퇴근하고 함께 저녁을 먹고 아기를 씻기고 등등 하루일정을 마무리하면 9시가 된다고 예상하고 9시부터 새벽 2시까지 5시간을 일하고, 하루 업무시간을 8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부족한 3시간 곱하기 5일의 15시간은 주말에 보충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아내의 퇴근이 일정하지 않고, 아기가 자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다. 어느땐 밤 12시까지 안잘 때도 있다. 그렇다고 냉정하게 따로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없다. 결국 정해진 업무시간은 제대로 못채우는 경우가 많다. 물론 주말에 부족한 시간을 보충하고 있긴 하지만 절대적으로 일할 시간이 부족하다. 그럼 그 전날 업무가 쌓이고 계속 일은 밀려가기만 한다. 


  회사에 누를 끼치는 것 같아서 너무 죄송하고, 스스로 일을 제대로 못한다는 자책감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정말 하루하루 힘겹게 버틴다는 말이 거짓말이 아니다. 


 물론 재택근무의 장점도 아주 많다. (재택근무의 장점은 예전에 쓴 "재택근무를 하면 정말 좋을까?" 라는 글을 참고) 문제는 육아와 함께 재택근무를 해야한다는 점이다.


 부족한 업무시간을 만회하기 위해서 눈에 보이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일을 찾아 헤맨다. 성과를 내고 싶은 욕심만 앞서고 실제로는 이런 조급함 때문에 그나마 있는 업무시간마저 잡아먹을 때가 많았다. 지금은 조급한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해야 할일들을 하려고 노력중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부족하게 일을 한 만큼 다음에 다른 동료분들이 도움이 필요할 때 채워주면 된다는 마음으로 자책감도 어느정도 해소하고 있다. 


 동료들은 재택근무와 육아를 이해해주더라도 외부의 다른 회사(고객이랄까?)들까지 이해를 구하는 건 어렵다. 육아를 하느라 평일 미팅은 어렵다고 이야기하거나 아기를 데리고 미팅을 가거나 둘 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다. 


  여전히 내가 잘해나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잘하고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아기한테도 제대로 집중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새벽에는 졸음을 쫓으면서 일을 해서 실수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종종 삶의 무게를 느끼면 다들 어떻게 살아내고 있는건지 정말 궁금하다.




덧, 가장 이상적인 모습은 부부 둘 중 한명만 일을 해도 살아가는데 전혀 지장이 없고, 엄마가 아기를 온전히 기를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맞벌이를 하지 않으면 살기 어려운 세상은 이상하다. 적게 일해도 먹고살 수 있고 행복한 세상이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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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blog.naver.com/yangwoori 양양 2015.01.20 18:27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육아휴직 이제 시작하는 두 아이 엄마입니다.오늘부터 재택근무를 하기로 하였어요.오늘이 첫날인데 왜 이리 가슴이 답답한지.. 용기 얻으러 글 보고 갑니다. 정말 힘들듯한데..휴 ㅎㅎ
    님도 결국에는 잘 해내셨지요? 저도 참 걱정입니다.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5.01.20 20:27 신고 address edit & del

      화이팅입니다~! 일과 생활이 양립하기는 쉽지않은 일이지요. 집안에서도 업무공간&시간을 따로 마련해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아이와 생활을 우선순위에 두고 업무에 대한 부분은 조금 마음을 내려놓고 일을 하시는게 좀 더 좋습니다. 화이팅 입니다!

  2. 양양 2015.01.21 14:21 address edit & del reply

    감사합니다.설마 답글이 달렸을까 하고 다시 와보았는데 친절히 말씀 주신 것을 보고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 앞으로 자주 놀러오겠습니다.!이쁜 아기 크는 모습 자주 올려주세요!.저도 멀리서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더욱 행복한 가정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