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6.27 22:04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일기] 아빠가 아기를 안고 밖에 나가면 듣게되는 말!말!말!


지금 아빠만 신난거 아니지? 

  아빠육아를 시작하고 아빠는 아기를 데리고 부던히도 산책을 다녔다. 우선 엄마와 달리 아빠는 아기와 교감하고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놀아주는 재능이 부족했고, 대신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아기를 안고 산으로 들로 구경을 시켜주었다.   


  그런데 평일 낮에 아빠 혼자 아기를 안고 밖에 나가면 듣게되는 말들이 정말 많다. 난 우리나라 사람들이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잘건다는 걸 아기를 안고 돌아다니면서 처음 깨닫게 되었다. 

  길에서 마주치는 아주머니는 마치 오래알고 지낸 사이처럼 갑자기 다가와서 "아이구, 아기 예쁘다" 하며 아기 볼을 만지고 가시고, 지하철에서 만나게 되는 어르신들은 "엄마는 어디가고, 아빠만 있데? 여기 와서 앉아" 하고 말씀하시기도 한다. 대부분 어르신들의 레파토리는 두가지인데 "아기 귀엽다" 와 "엄마 어디갔어?" 이다. 

 엄마는 회사갔어요. 라고 대답을 하면 어르신들께서는 "그래, 그래 요즘에는 엄마가 돈 잘벌면 아빠가 얘기도 보고 그러는거지" 라고 마치 신세대의 변화를 이해하신다는 듯한 이야기를 하신다. 

 그래도 거의 대부분 아기를 안고 있는 아빠를 기특하게 생각해주시고 자리도 양보해주시고, 간식거리도 주시곤 하는데. 어느날 지하철에서 만난 할아버지께서는 대뜸 이리와보라고 부르시더니 아기를 안고 핸드폰을 하면 전자파가 아기한테 얼마나 안좋은지 아냐고 버럭 소리를 치셨다... (할아버지 타고 계신 지하철은 전기로 움직입니다.) 라는 대답이 나올뻔 했으나 다행이 그 다음역에서 내려서 할아버지의 호통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상수동 만화방 "즐거운 작당"에서 

언젠가 버스에서 만난 여중생들은 연신 아기가 귀엽다며 아기에게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와, 아기 X귀여워. 와,와, 볼 만져보고 싶어."

  옆에 있는 친구 팔을 마구 흔들며 아기 볼이 만져보고 싶다고 말한다. 내게 간접적으로 허락을 구하는 것인가? 그러자 옆에 있는 친구 왈.

  "야, 나도 어릴 때 짱귀여웠어."

  "그런데 어쩌다 지금은 그렇게 됐어?"

  대충 이런 대화가 오고갔다. 가끔은 마치 사람들 눈에 나는 안보이고 아기만 보이는 걸까? 하는 느낌도 든다.



  아기를 안고 밖에 나오면 좋은 점이 몇가지 있는데,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다는 점이다. 물론 거의 아주머니, 할머니, 할아버지로부터의 관심과 사랑이지만 종종 아기덕분에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공원에서 할머니들에게 둘러싸여 질문공세를 받는다던가 재래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 아저씨께서 토마토를 공짜로 주시면서 여름에 오면 복숭아, 가을에 오면 포도를 줄테니 놀러오라고 하실때라던가. (아, 이제 여름이 되었으니 복숭아 먹으러 가야겠다.)


 

  아기를 안고 동네 카페에 가게 되면 사장님은 물론이고 카페에 자주 오시는 손님들도 아기안고 오는 아빠다 하고 기억해주신다. 확실히 평일 낮에 아기를 안고 카페에 오는 아빠는 드물테니.  덕분에 서비스도 듬뿍받게 된다. 어느날에는 아기 먹으라고 바나나를 주시고, 아기 안고 고생한다고 빵을 서비스로 주시기도 했다. 그럴땐 아기를 바라보며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 이라는 노래가 절로 나온다.



  그리고 아기도 집에서는 금방 싫증을 내고 칭얼거리다가도 밖에 나오면 주변구경을 하느라 정신이 없고 사람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면 기분 좋게 웃곤 한다. 한참을 바깥산책을 하고 오면 시간도 잘가고 아기도 잘놀았는지 낮잠도 쿨쿨 잘도 잔다. 물론 아기가 잘자는 만큼에 비례해서 아빠의 체력은 방전된다.



영어동화를 집중해서 듣는중

  

 아기를 돌보다 보니 동네에 대해 더 잘알게되었다. 아기와 바깥 산책을 다니는 코스는 독립문공원, 이진아도서관(매주 목요일마다 영어동화 읽어주기 모임도 있다.)을 도는 A코스와 홍제천 무료자전거를 타고 동네카페에 들르는 B코스 그리고 3호선 라인 지하철을 타고 경복궁, 안국을 돌아다니는 C코스가 있다. 




경복궁에서 만난 외국인 아저씨와 한 컷


 C코스는 약속이 있거나 날씨가 좋을 때 가끔 나가곤 하는데 경복궁과 안국역에는 볼거리도 많고, 교통도 편리해서 아기를 데리고 산책하기 정말 좋다. 요즘은 햇빛이 너무 뜨거워서 경복궁 보다는 그늘이 많은 인사동과 안국 쪽이 아기와 함께가기 더 좋다.

 경복궁에서 만난 외국인들은 아빠가 아기를 안고 있는 것을 보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엄마는 어디갔나요?" 라는 질문은 물론 안할뿐더러, 아기가 귀엽다며 나이와 이름을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이 글을 보시는 분들은 혹시 거리에서 아기를 안고 돌아다니는 아빠를 보게된다면 "엄마는 어디가고?" 라는 말 대신에 "아빠가 고생이 많으시네요" 라고 따뜻한 격려를 해주신다면 좋겠다~ 아기가 귀엽다라는 말도 물론 좋다!



덧, 아기를 안고 돌아다니면서 만난 분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분은 지하철에서 만난 노부부인데, 아빠가 아기를 키운다니까 아기를 보면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아기 언제 다 키우나 싶지? 나도 우리 큰아들 이 맘 때 그 생각했는데. 큰아들이 벌써 50이야."



시간은 정말 빠른가보다.








Trackback 0 Comment 21
  1. Favicon of http://thejoys.tistory.com Joymom 2014.06.27 22:2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들이..아가보다 아빠 위주로 찍으신듯. ㅎㅎ
    큰 아들이 50이라는 말에 빵 터졌습니다.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6.29 22:27 신고 address edit & de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들켰네요. 아빠위주 사진ㅋㅋㅋ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wizard22 Hyoun 2014.06.28 09:38 address edit & del reply

    사진으로 보기만 해도 절로 미소가 떠오르고 힐링이 되네요^^* 직접 만난 분들의 기분이 어떠했을지 잘 알 것 같아요~

  3. Favicon of https://raizegls.tistory.com the yirul 2014.06.28 11:05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ㅎㅎㅎ 진짜 애기 볼이 너무 귀여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제가 애를 좋아해서 아는데... 엄마 아빠 안 보이고 애만 보이더라구요?ㅋㅋ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6.29 22:27 신고 address edit & del

      ㅋㅋㅋ 투명인간 맞군요

  4. Favicon of https://archwin.net archmond 2014.06.28 15: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캬 귀엽네요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6.29 22:27 신고 address edit & del

      캬 감사합니다. :)

  5. 한길맘 2014.06.28 17:21 address edit & del reply

    이햐~ 코스여행하는 아들과 아빠가 부럽고 멋지네요 ㅎ 저는 오늘 하루종일 아들과 집안여행 하네요 ㅎㅎㅎㅎ ;;;;;;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6.29 22:28 신고 address edit & del

      저희 집은 좁아서 밖으로 밖으로~ㅎ

  6. 겨울단풍 2014.06.29 12:15 address edit & del reply

    전철선과 휴대폰 전자파의 해에 대해 무지하신 듯..
    선무당이 사람잡는답니다..
    할배 말씀이 100배 정확함,.. 시간내서 찾아보고 알아두세요..

    • newme 2014.06.30 09:31 address edit & del

      굳이 이런 댓글을 다시는 이유가...ㅋ
      좋은 기운 전해주시는 이런 좋은 글에
      이런 댓글을 쓰는 이유가 있으신지..?
      지나가다 눈살 찌푸려져 댓글 달아봅니다.

  7. cie 2014.06.29 14:00 address edit & del reply

    참 귀엽네요 ㅎㅎ
    마지막 문단. 정말 빵 터졌어요 ㅋㅋㅋㅋ

    그리고..할아버님 말씀 일리 있어요
    아직 성장중인 아기의 머리 가까이에서
    휴대폰 사용은.. 정말 해서는 안되는 짓.이라고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그 연구기사 보고 저도 옆에 임산부나
    아기가 있을경우 사용을 자제합니다.
    아기에게 범죄에 가까운 행위를
    해서는 안되니까요.

  8. Favicon of http://sssongmi0.tistory.com 아리글지 2014.06.29 16:52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아가 볼 빵빵 너무 귀여워요~^^
    하지만 얼마 안가 곧 지옥을 경험하게 되실겁니다...
    -4년차 연년생 아들을 둔 아줌마

  9. 머냐부 2014.06.29 22:40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큰딸 17개월 까지 제가 육아를 담당했었어요
    저희 집주변에 올림픽공원이 있어서 늘 거기로
    산책다니고 구립어린이회관(?)에서 하는 프로그램을 주1회씩 했었죠
    아 옛생각나네요 ㅎ
    그리고 유아에게 전자파는 몹시!!! 해로워요
    특히 휴대폰!!!!!! , 전자렌즈 !!!!!! 주의하셔야해요
    아이 건강하게 잘 키우세요~~

  10. SANTA 2014.06.30 02:13 address edit & del reply

    아빠 얼굴이 행복해 보여서 보는 제가 기분이 좋습니다

  11. j& 2014.06.30 08:58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한 번은 혼자 애 둘러메고 지하철을 탔더니 똑같은 반응이더군요. 그런데 약간 약주가 되신듯한 한 어르신은 저랑 아이가 측은해보였는지 주머니에서 3천원을 꺼내서 주시더라구요. 얼굴이 다 화끈거렸지만 어르신의 마음에는 감사했던 기억이 나네요.

  12. ㅁAT&Tㅁ 2014.06.30 09:27 address edit & del reply

    아직 우리나라 어르신들은 아이는 엄마가 돌봐야 한다는 편견에 사로 잡히신듯.....

  13. 여기어디에 2014.06.30 09:33 address edit & del reply

    많은 아기 엄마들이 공감하는 부분이예요
    주의 애기 키우는 맘들 이야기 들어보면
    좋은 뜻에 하시는 말씀이겠지만... 감나라 배나라 하시는분들이 많다고들 하시더라구요..
    아빠가 이 시절을 함께 보내준다는 것에
    아이에게 200프로 좋은 영향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더우실텐데 힘내세요~^^*

  14. 쑥쑥이애비 2014.07.08 02:53 address edit & del reply

    곧 애기아빠가되는 1인입니다~~ 저도 우리애기 델꾸 쉬는날 산책 댕겨야겠어요~ 좋은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