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7. 3. 12:57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일기] 아기에게 절대 하면 안되는 질문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아빠가 육아를 전담하면서 혹시 아기가 엄마보다 아빠를 좋아하면 어쩌나? 걱정한 적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아기가 "엄마" 라는 말보다 "아빠" 라는 말을 먼저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이었다. 안그래도 아기를 두고 출근하느라 속상한 엄마인데 아기가 아빠랑 지내서 "아빠"라고 먼저 말한다는 생각이 들까봐 노심초사했었다. 하지만 다행히도 큼이는 "엄마" 라고 먼저 말했고 그 이후로도 쭈욱 엄마를 찾는다. 


  물론 아빠라는 단어가 금방 말하게 되었다. "엄마"라는 단어는 수시로 말하는 반면에 "아빠" 라는 단어는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예를 들면 아빠가 먹을 것을 들고 있을 때 단호하게 "아빠"를 부른다. 생각해보니 나도 엄마에게는 별일없어도 전화를 드리면서 아버지에게는 무슨일이 있을 때만 연락을 하는 것 같다. (그러고보니 내가 사용하는 호칭도 엄마는 어머니가 아니라 엄마고 아버지는 아빠가 아니라 아버지다.)


  아빠육아를 하면서 절실하게 깨달은 것은 아빠는 엄마를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아내는 "당연하지 엄마 뱃속에서 10달 동안 함께 있었는데 아기와 엄마는 한몸이었잖아요." 라고 대답한다. 아무튼 정말 아기는 엄마를 정말 사랑하고, 아빠와는 다른 교감을 나눈다. 그래서 나는 절대로 아기에게 "아빠가 좋아? 엄마가 좋아?" 라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 100% 아빠가 질 것을 알기 때문에...(말하고 나니 조금 슬프다. 아빠와 함께한 시간들은 뭐니? ㅠㅠ)



잠든 아기의 손발을 보니 어느새 부쩍 자랐다.


아기의 사랑스러움이 더해갈수록

부모님이 더욱 생각난다.


  요즘은 부쩍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 

 아기가 자라면서 점점 부모님과는 멀어지는 느낌이 드는 건 그저 기분 탓만은 아닐 것이다. 일을 하느라, 아기를 보느라 부모님을 찾아뵈러 갈 여유가 없어지고, 분가를 하고 나서는 거리가 멀어서 한번 가는 것도 일이 되었다. 

 

 아버지께서는 3층 집을 지어서 1층은 아버지께서 2층은 형네 가족 3층은 우리 가족 이렇게 온 가족이 사는 것이 꿈이라고 말씀해오셨는데. 지금은 3가족이 뿔뿔히 흩어져 살고 있다. 


 아직 부모님께서는 젊으시고 건강하시지만 가끔은 부모님과 함께할 시간이 많이 안남았다는 생각을 한다. 시간이라는 건 지나고 나면 짧게 느껴지는 법이니 말이다. 그래서 더 자주 뵙고, 가능하면 가까운 곳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우리 엄마는 평생을 미용실을 하셨는데, 항상 내 머리카락을 잘라주셨던 기억이 내 머릿속에 깊게 남아있다. 그래서 종종 다른 사람 손에 이발을 할 때면  '엄마가 없으면 머리카락을 자를 때마다 엄마 생각이 나겠구나' 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날 때가 있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정작 매일 전화통화도 못드리는 못난 아들이라서 죄송스럽다. 오늘은 꼭 전화를 드려야 겠다.


  언젠가 이별의 시간이 오더라도 그동안 못한 것이 생각나서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아낌없이 사랑하며 살아야 겠다. 부모님께도, 아내에게도, 아기에게도.






<엄마 사라지지마> 중에서




 간절한 아빠의 외침을 뒤로 하고 엄마를 부르는 아기.



Trackback 0 Comment 4
  1. Favicon of https://anunmankm.tistory.com 버크하우스 2014.07.03 12:58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잘 보고 가요.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

  2. Favicon of http://thejoys.tistory.com Joymom 2014.07.03 13:51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저희 집이랑 정반대예요! 아무리 엄마엄마 해도 아가는 무조건 아빠! ㅋㅋ
    뱃속에 있을때부터 아빠 껌딱지하라고 노래를 불렀더니 그런가...
    그나마 둘째 낳고 왔더니 뭔가 원하는게 있을때는 엄마를 찾긴 해요.
    아가 보조개가 깜찍합니다!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7.03 19:21 신고 address edit & del

      볼에 살이 많아서 보조개가 들어가는가 보아요 :) ㅎㅎㅎ

  3. 카즈마 2014.07.05 00:13 address edit & del reply

    엌ㅋㅋㅋ 솔님ㅋㅋㅋ 힘내세요. 조만간 아빠를 잘 찾게될 날이 올 거예요ㅋ
    아가는 무럭무럭 잘 크고 있군요! +_+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