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04 00:02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일기] 육아는 나를 어린시절로 돌아가게 만드는 시간여행.

24시간이 모자라! 24시간 내내 놀아주세요~ +_+


  아기를 키운다는 것, 육아는 절대 쉽지 않다. 육아를 안해본 사람은 '귀여운 아기랑 놀아주는 게 뭐가 힘들어?' 라고 뭘 모르는 소리를 할 수도 있겠지만 아기가 귀엽고 사랑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육아는 정말 너무너무너무 힘들다.


  기저귀를 갈아주고, 이유식을 만들고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그냥 아기랑 단순히 놀아주는 것만도 엄청난 체력소모가 뒤따른다. 우선 아기는 젊다. 지치질 않는다. 그리고 아기에게 빨간색, 노란색, 하나, 둘 등등 색과 숫자를 알려주는 아주 쉬운 동화책을 여러번 읽어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어쩌다가 하루, 잠시동안 아기와 놀아주는 것은 즐겁다. 그런데 하루종일 그리고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아기와 놀아주는 것은 어렵다. 아기와 어떻게 놀아줘야 하는지도 사실 잘 모르겠다. 함께 농구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게임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향적인 내 성향도 한몫을 하는 것 같다. 아기는 잠시도 아빠와 떨어져있고 싶어하지 않고, 난 잠시라도 혼자 에너지를 회복할 시간이 없다.  아기에게 "아빠 책 읽고 있을께, 잠깐만 혼자 동화책 읽고 있어" 라고 말할 수는 없으니.


 솔직한 심정을 담은 만화 


아기를 사랑하지만 육아는 정말 힘들다.

사랑하지만 쉽지 않다.


언젠가 저녁에 아내와 이런 대화를 나누었다. 

나 : 육아하는 거 정말 힘들어요.

아내 : 여보가 정말 원하는게 뭐예요?

나 : 여보가 육아하면 안돼요?


그리고 어떻게 대화가 마무리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서로 좀더 힘을 내자고 이야기했던 것 같다. 


  육아가 힘든 것도 문제이지만 진짜 고민은 아기와 제대로 못 놀아준다는 점이다. 뭔가 아이에게 동화책도 읽어주고 성장단계에 맞는 놀이들을 함께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다보면 나는 살림을 하고 있고 아기는 아빠 바지가랑이를 붙잡고 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아기에게만 집중하고 아기와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벚꽃아 지지마라, 힘들어도 지지마라.


  몸도 마음도 지친 요즘이었는데 요 며칠 하얗게 핀 벚꽃을 보면서 기분이 나아졌다. 아기와 함께 동네 산책을 하면서 벚꽃이 내리는 놀이터를 발견하고 오랜만에 그네를 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정말 오랜만에 그네를 타는구나. 아기가 아니었다면 내가 언제쯤 그네를 다시 탈 생각을 했을까?' 


  초등학교? 중학교? 언젠지도 모르겠지만 아무튼 아주 오래전에 마지막으로 그네를 타고 어른이 되고나서는 한번도 그네를 타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놀이터에 가는 것도 정말 오랜만이었다.


잠든 아기의 모습은 천사같다.

나도 천사였을까?

다른 사람들도 모두 천사였겠지?



 아기를 돌본다는 건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것 같다. 아기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는 '아, 우리 부모님도 내 기저귀를 갈아주셨겠지?' 생각하고, 아기에게 동화책을 읽어주면서 다시 가나다를 배우고, 어깨에 불주사를 맞는 아기를 보면서 내 어깨의 주사자국을 다시 만져보게 된다. 


  아기는 눈이 오는 것도 신기하고, 비가 오는 것도 신기해한다. 그리고 무엇인가 새로운 물건을 손에 쥐어주면 "오~" 하는 소리를 내면서 이리저리 만져보고 깨물어보고 탐색을 한다. 어제는 밤에 처음으로 나들이를 나갔는데. 어두운 밤길에 밝은 조명이 비추는 것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아기가 세상의 모든 것을 신기해하고 감동하는 모습을 보면서 새삼 세상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이렇듯 아기에게 세상은 새롭고 신기한 것 투성인 곳인데.


  그런데 나는 언제부터 많은 것들을 익숙하게 생각하고 지루하게 느끼게 되었을까?



 아기의 해맑은 미소를 보면 근심걱정이 사라진다.


  힘들지만 다시 웃는다. 그리고 아기에게 무엇인가 정해진 놀이를 해주지 않아도 아기는 그냥 아빠가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한다고 혼자 위안을 한다. 그냥 곁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아기에게는 충분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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