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3. 20. 23:21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일기] 재택근무 중에 받은 따뜻한 전화 한통.


(아빠와 아들! 이렇게 원없이 푹 자고 싶다.)


 육아와 재택근무를 함께한다는 것을 다른 회사 사람들도 이해 해줄까? 

  파트너 회사 혹은 클라이언트 등등 업무를 진행하기 위해서 불가피하게 낮에 전화통화를 해야 하고, 미팅을 해야하는 상황들이 발생한다. 종종 급하게 처리해야하는 일이 있으면 아기를 안고 노트북을 켜고 업무를 하기도 한다. 잠깐 이메일을 보내는 것은 가능하지만 업무와 관련된 전화가 걸려오면 아기를 안고 통화를 하다가 혹여나 아기 울음소리가 상대방에게 들릴까봐 전전긍긍한다. 


  그리고 미팅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솔직하게 육아와 재택근무를 하는 중이라 평일 미팅이 어렵다고 말하고 주말 미팅이 가능한지 물어본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평일 업무가 당연한 것이고 쉬는 주말에까지 업무를 하고 싶지 않을 것 같다. 그렇다고 평일에 아기를 안고 미팅을 나갈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탈리아 롬바르디주 출신의 리시아 론줄리 의원은 "임신과 직업, 사회생활과 가사를 병행할 수 없는 모든 여성을 위해 딸과 함께 이 자리에 왔다." 고 밝혔다.)


  그러던 어느날, 중요한 제안 메일을 보냈었던 분에게서 전화가 왔다. 때마침 울고 있는 아기를 달래고 있었던 나는 바로 전화를 받지 못했고 그 분은 '연락부탁드립니다'라고 문자를 보내셨다. 오랫동안 기다려왔던 전화이고 중요한 일이여서 아기를 안고 통화를 해도 괜찮을까 잠시 걱정을 했지만 늦게 회신하는 게 더 실례일 것 같아 바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000 이시죠?"

  "네 맞아요. 메일 주셨던 것 보고 연락드렸어요. 많이 바쁘신가봐요."

  (그 때 여지없이 아기가 울기 시작했다.)

  "응게~~ 응게~~ 응게~~"

  "어 이게 무슨 소리죠? 아기가 있으신가봐요."

  "아, 네~ 제가 아기를 키우느라 재택근무를 하고 있거든요."

  "우와, 대단하시네요. 아기가 몇 개월이예요?""

  "이제 8개월이예요." (응애 응애) 

  다시 아기가 울었다.

  "아이구 귀여워라. 너무 예쁘죠? 저도 아들 둘을 키우고 있어서 그 마음 알아요."


 그렇게 대화는 화기애애하게 이어졌다. 서로 육아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일과 삶의 조화를 어떻게 이뤄갈 수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아기 울음소리가 상대방에게 들릴까봐 노심초사했던 내 걱정은 따뜻한 말 한마디와 이해 덕분에 눈 녹듯이 사라졌다. 


 이렇게 상대방의 조그마한 배려와 이해가 있다면 육아와 재택근무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바라건데 아빠가 육아를 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재택근무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좋겠다. 




덧. 가장 이상적인 것은 일주일 중 엄마는 월요일, 화요일만 출근하고 아빠는 수요일부터 금요일에 출근하면서 엄마와 아빠가 번갈아가면서 아기를 돌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럼 엄마들이 출산 때문에 경력이 단절되는 일도 줄일 수 있을텐데.  


덧. 전화통화의 주인공은 <스파크>, <창조력 주식회사>의 저자이자 세바시 큐레이터로 활동중이신 송인혁 작가님이다. 

 

(열정적인 송인혁 작가님과 함께 한 컷! 이 자리를 빌어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








Trackback 0 Comment 6
  1. 희망이 2014.03.21 13:51 address edit & del reply

    공감가는 글이예요^^
    저도 출산 후 재택근무를 하고 있는 엄마입니다.
    신생아시절 모유수유중 전화가 오면 젖물리다 말고
    전화받던게 아직도 아기한테 미안합니다ㅜㅜ
    남들은 재택근무 한다고 부러워하지만 나름 고충이 있죠^^
    그럴때 이해해주는 따듯한 말한마디를 들었다면 힘이 났을거같아요^^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3.21 22:11 신고 address edit & del

      아빠보다 엄마들이 더 고생이죠! 화이팅입니다! :)

  2. Favicon of http://blog.naver.com/wizard22 유현윤 2014.03.21 14:41 address edit & del reply

    그래도 예전에 비하여 육아에 관련한 직장 내 휴가, 업무 배려가 실로 월등하게 나아진 상황이니까요.. 솔 님께서 제안하신 부부 교대 출근 또한 좋은 제안입니다-

    직접 뵙기도 했고 포스팅 보면서 느껴온 건데 특히 안경 벗은 사진 보면 솔 님은 아이웰 콘텐츠에서 비주얼 담당도 겸비하고 계신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3.21 22:47 신고 address edit & del

      더 많이 좋아졌으면 해서요 :)

  3. 예비맘 2014.03.28 10:15 address edit & del reply

    저도 이제 6개월 끄트머리인데 요즘 점점 육아에 대한 걱정이 많이 생기네요. 글 잘 보고 갑니다^^

  4. Favicon of https://pendulum7.tistory.com 펜듈럼 2014.07.01 15: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글 잘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