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12. 00:02

[책]‘주식’을 소재로 한 소설 《작전》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 정철진 인터뷰


 

 

 

정철진 작가 인터뷰 8문 8답

 

Q.이 책은 당신의 ‘첫 소설’이다. 그 전에 재테크 관력 서적을 집필했고, 기자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런 당신이 왜, 갑자기 소설을 쓰게 되었는가?

 

A>> ‘이야기’는 항상 나의 로망이었다. 소설은 그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가장 정교한 장르라고 생각한다. 굳이 기자라는 직업 때문이 아니더라도, 운 좋게도 난 아주 어릴 때부터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다.

 

체계적인 문학적 훈련도 받지 않은 내가 소설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 두 가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첫째는 이야기에 대한 욕망, 그리고 쓰는 것에 대한 편안함이다.

 

 

Q.이미 책 집필 경험이 있고, 기사도 많이 써왔겠지만 소설은 또 다른 장르이니 따로 노력을 해야 했을 것 같다. 소설을 쓰기 위해 따로 공부를 했는가?

 

A>>개인적으로 시나리오에 관심이 많았다. 20대의 어느 한 시절엔 영화에 내 인생을 던지려는 진지함도 있었다. 그래서 시나리오 쪽 공부를 조금 했다. 소설에 대해서는 이승우 님의 《당신은 이미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를 교과서처럼 읽고 또 읽었다. 정말 이승우 씨에게, 또 이 책에 많은 고마움을 표한다.

 

글에 대해서는 솔직히 별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내가 글을 잘 쓴다는 자랑이 결코 아니다. 인터넷 댓글쓰기가 널리 보급된 이후 더 이상 ‘글맛’이라는 게 소설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탄탄하고 드라마틱한 구성, 그리고 콘텐츠에 담겨 있는 정통성과 진정성으로 승부를 보려고 했다.

 

Q.이 소설로 당신이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인가?

A>>
자유다. 그리고 자유로워질 때 느끼는 기쁨이다. 지금도 길 가는 사람을 붙잡고 말하고 싶다. 쫄 필요 없다고, 그렇게 가슴 조이면서 살 필요 없다고, 다 던져버릴 때 행복할 수 있다고. 작전주에는 탐욕과 공포, 그리고 미련 등 우리 영혼의 자유로움을 갉아먹는 이 세 가지 요소가 모두 담겨 있다. 자유는 작전주를 통해 대박을 터트리는 게 아니라 그 작전주의 유혹을 떨쳐버릴 때 비로소 찾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었다.

 

Q.캐릭터가 생생하다. 또 어떤 인물은 특정 인물이 모델이 된 듯한 인상도 받았다.

 

A>>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등장인물 대부분에 대해‘특정 인물’을 정해놓고 글을 썼다. 그래서 캐릭터를 잡는 게 조금은 수월했던 것 같다. 기자라는 직업의 장점이다. 그들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꼭 '누구는 누구'라는 형식으로 캐릭터를 잡지는 않았다. 가령 이수호의 경우 과거 만났던 부티크 사람들 네 명을 적절히 녹여 만들었다.

 

 

Q.주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이 소설을 읽으면 게임 같기도 하고 도박 같기도 하다.

A>>혹자는 주식을 인류가 수백 년간 공식적으로 유지해온 도박이라고 한다. 타당한 측면도 있다.
가령 단기적으로 한판 붙으면 결코 돈 많은 사람을 이길 수 없다. 심리게임이라는 것도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대중의 심리에 역행할수록 주식투자에서 이길 확률은 높아진다.
하지만 난 주식을 가장 똑똑한 우리 사회의‘예언자’라고 생각한다.

 

증시는 한 기업의, 한 국가의, 한 지역 경제의, 그리고 세계 경제, 세계 사회 환경을 적어도 6개월 앞서 반영하기 때문이다. 수백 년간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정말 믿을 만한 선지자이다. 그곳엔 경제, 정치, 사랑, 인구, 전쟁, 날씨, 섹스 등 모든 것이 녹아 있다. 그리고 자기 스스로 유기체처럼 움직인다.

“증시는 예측을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대응을 잘하는 사람의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여러분에게 꼭 해주고 싶은 말이다.
감히 시장을 앞서 가려고 하지 말라. 그 움직임에 몸을 맡겨 순응하길 바란다.

 

Q.평소 어떤 분야의 책을 즐겨 읽는가? 주식, 재테크, 아니면 소설 속 주인공처럼 심리학책, 아니면 소설책?

 

A>> 앞서 쓰는 것을 좋아한다고 했는데 읽는 것도 무지 좋아한다. 장르도 가리지 않는다. 소설에 아주 미친 시기가 있었고, 출판기자 시절엔 재테크와 자기계발서를 과장 조금 보태 하루에 두 권씩 읽었다. 지금도 우스갯소리로 그런다. “한 달만 주면 자기계발서 하나 내놓을 수 있다”고.

요즘엔 성경을 많이 본다. 사람들은“셰익스피어 이후 그 어떤 사랑이야기도 새롭지 않다”고 하는데,‘드라마 트루기’로만 따지면 성경을 따라올 순 없다.

 

Q.다음 소설이 기대된다. 다음 작품도 이번 소설처럼 독특한 소재인가? 그리고 작가로서의 앞으로의 계획도 궁금하다.

A>> 주위에서 많이들 웃는데 실은 정통 ‘불륜소설’을 기획 중이다. 30대 후반 유부남이 1인칭 화자로 풀어가는 우리 사회의 불륜이야기? 작가로의 삶과 함께‘이야기’와 관련된 사업을 하려고 한다. 우리 주변의 이야기들을 거기에 상응하는 값을 지불하고 사는 그런 구조다.

 

Q.당신의 소설을 읽을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가?

 

A>>20대 혹은 30대 초 중반 미혼의 남자 후배들이 “여자들에게 인기 끌려면 어떻게 해요?”라는 질문을 할 때면 난 항상 이렇게 말한다. “책 읽어, 많이.”

신기하게도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의 눈빛은 다르다. 그 깊이가 굉장히 깊다. 얼굴도 목소리도 다르다. 거기엔 히스토리가 배어 있다.

 

글을 읽는다는 것, 난 언제나 굉장히 매력적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9년간의 기자 생활을 하면서, 아니 더 과거로 돌아가서 대학생 시절 고시준비를 하던 때, IMF로 인생의 미래가 두려워졌을 때 정말 힘겨웠던 적이 많았다. 밤에 잠자리에 들며 다음날 깨지 않기를 기도해본 적도 있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읽었던 한 권, 또 한 권의 책들은 내게 큰 힘을 줬다. 3시간, 4시간, 5시간씩 책에 완전히 빠진 후, 조용히 고개를 들면 그동안의 내 걱정과 두려움이 너무나 하찮게 느껴졌다. 세상은 이렇게 넓고 다양한데, 인생은 이렇게 재미나고 스릴 넘치는데, 우리 사회는 이렇게 땀나게 투쟁하며 이어져왔는데, 난 지금 뭐 때문에 이렇게 초조해 하고 있나 하는 그런 느낌이었다.

 

2008년 겨울, 정말 힘든 시기다. 하지만 아무리 힘겨운 삶을 살아도 쫄 필요는 없다. 우리가 쪼는 순간 그 음흉한 뱀은 우리 목을 칭칭 휘감고 말테니. 낫씽 리얼리 매터… 투 여러분.

 







◆인터뷰 및 구성_위즈덤하우스
 

Trackback 0 Comment 2
  1. Favicon of https://hobbyhorse.tistory.com 아라레 ♪ 2008.12.12 12:56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 요즘엔 책 읽을 시간도 없이 바쁘죠?
    곧 방학이니까, 힘내요!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08.12.13 10:13 신고 address edit & del

      아자아자!! ^^ 힘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