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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5.19 04:08

[좌충우돌 아빠의 육아일기] 아기가 태어난 지 어느덧 1년.


  엊그제는 가족들과 함께 돌잔치를 했더랬다. 가족들만 모여서 식사를 하고 돌잡이를 했다. 우리 아들은 청진기를 잡았다. 과연 의사가 될 것 인가!? 앞으로 지켜봐야겠다. +_+ ㅎㅎ


  돌잔치를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그래도 잘마무리하고 집에 돌아와 아내와 잠을 청하는데, 아내가 아기와 나를 부둥켜 안고 눈물을 펑펑 흘렸다. 1년 동안 무사히 건강하게 자라준 아기가 고맙고, 육아를 하는 남편이 고맙고, 그동안의 일들이 파노라마처럼 떠올라서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리고 좌충우돌 초보 엄마, 아빠지만 앞으로도 함께 잘헤쳐나가자고 다짐하면서 잠이들었다.


  뒤돌아 보니 감사할 것 투성이다. 10개월을 아기가 태어나길 기다리며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이제 막 태어난 작디 작은 아기를 보면서 내가 아빠라는 사실이 실감나지 않던 순간. 엄마 젖을 물지 않아서 고생했던 기억. 새벽녘까지 잠들지 않고 우렁차게 울던 아기가 이제는 잘자고, 누워서 먹고 자고만 했던 아기가 기고, 서고, 걷고...'엄마'라고 말하게 되기까지의 기쁨의 순간들.


  사실 요즘은 육아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슬럼프에 빠져있었다. 아기가 성장하면서 점점 활동성이 많아지고 더 많이 보채고 잠시도 눈을 뗄수없게 되었고, 괜시리 '내가 아기를 잘돌보고 있는게 맞을까? 아기에게는 엄마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자꾸들었다. 그리고 재택근무를 하면서 회사에 누를 끼치는 것 같고, 내 스스로도 성장을 못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공부와 성경공부도 하고 있었는데, 모두 제대로 하지 못하고 계속 제자리 걸음이었다.


  스스로에게 자책감을 갖고, 뭔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때론 한동안 쉬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종종 아기가 뜻 모르게 보채고 울면 나도 모르게 화가 났다. 답답한 상황에 풀 곳 없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쌓이고...


  어제는 아내에게 이런 내 상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았다. 아내는 내게 "육아와 일, 영어공부, 성경공부 모다 스스로 선택한 것이고 변한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내 몸과 마음이 지친 것 같다"고 했다. 그리고 "멋진 아빠, 멋진 남편이니까. 잘하고 있으니까 마음의 부담을 내려놓았으면 좋겠다" 고 한다. 


  어쩌면 나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해내고 싶었나보다. 육아도 잘하고, 재택근무를 하면서도 성과를 내고, 공부도 열심히해서 스스로도 성장하는 슈퍼대디.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그냥 일만 했을때도 성과를 내긴 쉽지 않은 일이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 더 잘하길 바란다는 건 모순적이다. 


  그래도 아내와 이야기를 나누고 무거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그리고 환하게 웃는 아기의 얼굴을 보면서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새벽에 일어나 지금 이 글을 쓰면서 곤히 잠든 아내와 아기의 모습을 보니 이 순간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르겠다.


  힘들고 막막하지만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찬란한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인생의 나날들이 지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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