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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3. 12. 23:07

험난한 육아와 재택근무 일주일차...부부싸움.


(마치 폭풍전야 먹구름처럼 그렇게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고 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위기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아내에게 완벽한 모습을 보이고 싶고, 회사에도 재택근무를 통해서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점점 무리를 하게 되었다. 

그런데 반년만에 복직한 아내도 회사일을 적응하느라 고생을 하고 있었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부서이동과 복직하자마자 큰행사 준비를 맞게 되어서 매일 야근을 해야만 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아내가 육칼 후, 육아를 바톤터치하고 저녁에 일하는 것인데, 
아내의 퇴근시간이 조금씩 늦어지면서 재택근무를 시작하는 시간도 그만큼 늦어지게 되었다. 그러면 나는 늦어진 시간만큼 더 늦게까지 일을 하고 잠을 청했고, 그 다음날에는 비몽사몽한채로 아기를 돌보고, 또 늦게까지 일하고, 다시 아기를 보고... ...
그렇게 피로가 누적되어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다.(아내가 출근한지 열흘만에)


  그 날은 새벽5시까지 무리해서 일을 했고 하루종일 아기를 보는 내내 피곤과 싸워야 했다. 그런 나의 상태를 아는지 모르는지 그날따라 아기는 더 보채고, 달래면 달랠 수록 더욱 울곤했다. 6시가 다 되어갈 무렵, 아내에게서 연락이 왔다.


[여보, 오늘도 조금 늦을 것 같아요.]

[괜찮아요. 우리 걱정은 하지 말아요^^] → 머리가 시키는 말

[저녁에 아기 목욕은 어떻게 해요?]

[내가 혼자 씻겨볼께요~]


  저녁 8시쯤 처음으로 혼자서 아기를 씻겼다. 그 전까지는 아내가 늦더라도 아기를 씻기는 시간 전에 집에 도착해서 함께 씻기곤 했다. 그래도 이제 아기가 혼자 앉아있을 수 있어서 씻기는게 그렇게 어렵지 않겠지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아기를 물이 담긴 욕조에 혼자 앉히고 씻기려고 하는 순간 아기가 뒤로 미끄러지면서 물 속으로 풍덩 빠졌다. 깜짝 놀라서 펑펑 우는 아기를 바로 안고는 씻기기를 그만 두었다. 아직까지 무소식인 아내에게 연락을 해봤다.


[여보, 언제 와요~?]

[이제 마무리하고 있어요. 9시전까지 갈께요. ^^]


  금방 들어온다는 아내의 말에 마음을 놓고 아직 물에 빠진 놀람이 가시지 않은 아기를 안고 함께 잠이 들었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서 시계를 보니 저녁 10시 30분... 다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여보...] 

 이때 난 이미 화가 잔뜩 나있었다. 그동안 쌓인 피로와 아기를 물에 빠뜨렸다는 자책감, 늦어도 9시까지 오겠다고 약속하고 10시가 넘도록 연락이 없는 아내...

[네, 여보 이제 마무리하고 있어요]

[아직도 사무실이예요?]

[미안해요. 얼른 마무리하고 갈께요]

[9시까지 온다고 해놓고 지금이 몇시에요? 아직도 사무실이라고요? 연락도 한통 없이... 됐어요. 끊어요.]

그렇게 한바탕 쏟아내고 전화를 끊었다.


  11시가 넘어서 아내가 돌아왔다. 문을 열자마자 잔뜩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왔다.

"여보, 늦어서 미안해요."

"여보. 이렇게 계속 늦으면 내가 어떻게 재택근무를 해요. 꼭 이렇게 늦게까지 야근을 해야 해요? 일이 먼저예요. 가족이 먼저예요? 오늘 무슨일이 있었는줄 알아요? 나 혼자 아기 씻기다가 물에 빠지고, 엄마 기다리느라고 몇시간동안 울었어요."

"미안해요..."


 결국 아내는 눈물을 보였고, 난 그런 아내를 두고 혼자 방으로 들어가서 침대에 등을 돌리고 누워버렸다. 더 이야기를 했다가는 싸움만 커질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힘들고 슬펐던 긴긴 하루가 지나갔다. 



  지금와 돌이켜보니 그 순간만 참았으면 됐을일인데...
그 한순간을 참지 못하고 쏟아내서 부부싸움을 심하게 한 것 같다. 사실 부부싸움이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냥 나혼자 쌓아두고 아내에게 모진말을 했다.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아내에게 너무나도 미안하다. 가족을 위해서 육아와 재택근무를 선택했는데 오히려 가장 소중한 가족에게 화를 내고 말았다.


  육아와 재택근무를 병행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일이다. 육아 하나만 감당하기에도 버겁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로 재택근무의 기준을 세웠다.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절대 밤을 지새우면서 일하지 않고, 밀린 일들은 주말에 보충하자. 그리고 내가 아내와 아기를 위해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마지막으로 너무 모든 것을 잘하려고 무리하지 말고, 힘든 건 바로바로 아내에게 털어놓자.


  그럼 이제 앞으로의 육아와 재택근무는 순탄할까?








 



Trackback 0 Comment 8
  1. 성권 2014.03.13 00:40 address edit & del reply

    이거 나중에 전자책으로 나오는건가? 소설보다 재밌고, 다큐보다 현실적이네. 지금은 잘 지내지? ㅎㅎ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3.13 01:02 신고 address edit & del

      지금은 잘지내고 있지요 :) 가끔 다투긴 하지만요 ㅎㅎ

  2. 개똥어멈 2014.03.13 08:30 address edit & del reply

    지인의페북을따라여기까지왔네요~^^
    힘내시구요...
    부부싸움이넘싱겁게?끝나서 서운?한1인임돠~~^^; (농담..^^)
    가끔들르겠습니다
    빠샤빠샤홧팅!!!*^^*♥

    • Favicon of https://solnamu.tistory.com 2014.03.14 01:08 신고 address edit & del

      접시도 깨지고 그래야 하는데 말이죠? ㅋㅋㅋ

  3. 김도연 2014.06.29 20:55 address edit & del reply

    우연찮게 들어오게 됐는데... 넘 가정적이신 모습에 미래 남편에 대한 로망으로 살포시 그리고 갑니다~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찾으시려는 모습!!인상깊었습니다
    파이팅하세요!!^^

  4. Favicon of https://pendulum7.tistory.com 펜듈럼 2014.07.01 15:29 신고 address edit & del reply

    우연찮게 재택근무를 검색하니 좋은 글이 있길래 몇자 적고 갑니다.^^
    글 잘보고 갑니다.

  5. 빨간망토 2014.08.14 14:07 address edit & del reply

    6개월 후 예정일인 예비엄마로 많은도움 얻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