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인생을 사는 지혜'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09.10.31 피천득의 인연을 읽고 (3)
2009. 10. 31. 18:03

피천득의 인연을 읽고

인연
카테고리 시/에세이
지은이 피천득 (샘터사, 2007년)
상세보기




고등학교 1학년 때 국사선생님은 참 책을 좋아하시던 분이셨다. 책을 많이 읽으셔서 그랬는지 눈도 많이 나쁘셔서 렌즈를 끼고나서도 안경을 쓰셔야 할 정도셨다. 학생들에게 책을 선물해주시기도 하고, 좋은 책을 읽어보라고 추천해주시곤 했다. 그때 국사선생님은 학교를 그만두시면서 마지막으로 내게 마빈해리스의  "식인과 제왕" 을 선물해주셨었다. 너무나 어려워서 대학생이 되서야 완독했었다. 선생님께서는 책 앞에 "선생님은 솔이에게 좋은 인연으로 기억되는 사람이길 바란다" 고 적어주셨었다.


"그리고 훗날 내 글을 읽는 사람이 있어 '사랑을 하고 갔구나' 하고 한 숨 지어 주기를



피천득의 인연을 읽으면서 옛 추억 속의 좋은 인연들이 떠올랐다. 난 참 좋은 인연들을 많이도 만났으면서도 연락이 뜸해지고 그 소중함을 몰라서 소홀해진 경우가 많다. 군대에 와서야 "인연" 이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서 절실히 깨닫고 있다. 언제든 연락할 수 있는 세상, 누구든 새로운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은 사회가 되면서 우리는 인연의 소중함을 망각하고 살아가는 것 같다.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진짜로 소중한 것이 무엇일까?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필수조건은 "인연" 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우리는 성공하기 위해서 무섭게 경쟁하면서 살아가지만, 실상 성공의 목적인 행복은 치열한 경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다.


나는 남들이 술 마시느라고 없앤 시간, 바둑두느라고 없앤 시간, 돈을 버느라고 없앤 시간, 모든 시간을 서영이와 이야기하느라고 보낸다. 아마 내가 책과 같이 지낸 시간보다도 서영이와 같이 지낸 시간이 더 길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시간은 내가 산 참된 시간이요. 아름다운 시간이었음은 물론, 내 생에 가장 행복한 부분이다.




자신의 딸 서영이와 함께한 시간이 자신이 산 참된 시간이고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고 고백할 수 있는 피천득 시인은 얼마나 행복했을까? 나도 저렇게 고백하고 싶다. 마지막 눈을 감는 날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와 늘,항상 함께 보내서 행복했다고,




"벽을 부숴라, 드높은 창공이 얼마나 시원하리."


우리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우리 스스로 안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포기했던가? 1등을 하기 위해서 친구와 함께할 여행을 포기하고, 성공을 위해서 사랑을 포기하고, 나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시험을 포기하고, 꿈을 포기하고,

"안된다" 는 벽을 부수는 순간 우리는 독수리 날개쳐 올라가듯이 창공을 가를 것이다.



늙으면 플라톤도 '허수아비'가 되는 것이다. 아무리 높은 지혜도 젊음만은 못하다.


우리에게는 지혜도 경험도 돈도 없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이길 단 한가지 "젊음"이 있기 때문이다.




다 지휘자가 될 수는 없는 것이다... 토스카니니가 아니라도 어떤 존경받는 지휘자 밑에 무명의 플루트 플레이어가 되고 싶은 때는 가끔 있었다.


우리 모두 리더가 될 순 없을 것이다. 1등이 한명이 듯 리더도 한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최고의 팔로워가 될 수 있다.



그 중에 몇 폭만을 오래오래 감상하였더라면 그것들은 내 기억속에 귀한 재산으로 남았을 것을


수없이 스쳐지나가는 인연들 중에 단 한번, 단 하나의 인연이라도 잡는 다면, 모든 것을 다 가지려고 하면 아무것도 가질 수 없다. 마치 이솝우화에 나왔던 농장에 있는 포도를 다 먹다가 배가 불러 구멍을 빠져나오지 못했던 여우처럼,



Trackback 0 Comment 3
  1. Favicon of http://kty9.egloos.com 라플라타 2009.11.04 01:20 address edit & del reply

    아 저도 이분의 수필 좋아해요^^

    • Favicon of http://solnamu.tistory.com 2009.11.08 13:49 address edit & del

      마음이 잔잔해지는 수필을 쓰셨죠 ^^ 라플라타님 반갑습니다.

  2. 최중호 2010.05.12 00:25 address edit & del reply

    요즘 그 '인연'때문에 고민도 많고 생각도 많았는데
    옛날 읽었던 글을 찾다 이 글을 읽고나니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글에 고마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