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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7 22:53

[서평]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거야_김지수 지음


 어쩌다 나는 이렇게 감수성이 풍부한 책에 공감하는 아저씨가 되버린걸까?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거야>는 잇한 여자들이 읽는 패션잡지 보그<VOGUE>의  피처 디렉터 김지수가 쓴 감성충만 에세이다. 내가 제일 처음 김지수라는 이름을 알게 된 것은 페이크 다큐영화 <여배우들> 에서 였다. <여배우들>에서 패션기자로 출연한 그녀의 연기를 보면서 '아, 어색하다'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다시 <리더를 읽다>라는 무료전자책에서 김지수를 읽게 되었다. 자신의 삶을 소설처럼 자연스럽게 풀어낸 그녀의 인터뷰에서 '아, 따뜻하다' 라고 느꼈다. 


그렇게 전혀 다른 두가지 색의 김지수를 만났었다.  


<아프지 않는 날이 더 많을 거야> 는 '아, 따뜻하다' 라는 느낌을 주는 책이다. 마치 자신의 옷을 입은 듯, 이 책은 그렇게 술술 읽힌다. (나 같은 아저씨가 공감하는게 이상하지만...) 아마도 20대, 30대 여자독자들이 공감했어야 맞을 책인듯 싶은데. 한번 어떤 곳들에서 내가 공감했는지 살펴보면


먼저 첫번째로 "우리 삶이 접속사로 이루어지는 긴 문장이라면" 이라고 그녀가 이야기를 꺼냈을 때, 속으로 내 삶의 접속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고 생각하고 다음장을 읽었다. 그런데

그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를 자신의 삶의 접속사라고 이야기 했을 때 

마치 아무도 맞추지 못한 퀴즈쇼의 문제를 나혼자 맞춘 것 처럼 신났다. (1대 100에서 맞췄었다면 5천만원을 탈 수 있었을텐데...)


그리고 두번째로 그녀가 찾은 히어로가 남들이 다 좋아하는 아이언맨이 아니라 슈가맨이었을때도 너무 즐거웠다. 나 홀로 영화관에 앉아 <서칭 포 슈가맨>을 보았을 때의 전율이 다시금 느껴지는 듯 했다. 그녀가 이야기하는 노래가사들을 나도 알고 있다는 사실이 마치 마음이 잘맞는 친구와 대화를 하는듯했다. 그렇게 이 책은 내게 말을 걸었다.


물론 그녀가 말하는 것들 중에서 내가 모르는 사람, 모르는 영화, 모르는 책도 많았다. 하지만 덕분에 읽고싶은 책과 영화목록에 새로운 제목들을 적어넣었다. 아마도 그녀가 좋았던 영화들은 나도 좋아하리라.


하율이를 처음 만난 날, 나는 울지 않았다. 나와는 반대로 자다가 갑자기 이불이 걷혀지고 들려진 어린 짐승처럼 하율이는 애처럽게 울었다. "응애...으아...으응 아아..." 마치 "미안합니다만, 제가 갑자기 배 밖으로 나와 길을 잃었사온데 여기가 대체 어디온지요?" 라고 묻는 것 같이 조심스러운 울음이었다.

이 책속에서 가장 좋아하는 문장이다. 가장 재미있고,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따뜻하다. 



                           * 책 속에 들어간 삽화도 이 책과 잘어울린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의 삽화


책을 읽기 전까지 책상위 에 놓여있던 이 책의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거야> 라는 제목이 계속 내게 위로를 주었다. 제목만으로도 위로가 되었다. 지친 퇴근길 집에 돌아와서 이 책의 제목을 읽으면 마치 말을 거는 듯 했다.

"아프지 않은 날이 더 많을 거야. 힘내"



다른 사람의 삶을 전해주던 그녀는 이제 조금씩 자기의 이야기를 한다. 아니, 그녀가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도 이제 그녀의 삶에 이야기로 녹아들었다. 그녀가 만난 사람들, 그녀가 본 영화들, 그녀가 들은 음악들, 그녀가 읽은 책들, 그녀가 경험한 모든 것들이 바로 그녀 자신이다.



P.S. 이 책은 천천히 읽기를 권한다. 그럼 봄날의 아름다움을 담은 표지처럼 여러분들도 따뜻한 봄을 느낄 수 있을테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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